창립선언문
경남여성단체연합 창립선언문
오늘 우리는 지역 여성운동의 새로운 장을 열 경남여성단체연합의 발족을 선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지난 70년대 반독재 투쟁과 노동현장에서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을 시작으로 우리 여성운동의 역량은 꾸준히 성장해 왔습니다. 또한 분단과 독재의 질곡 속에서 역사적 시련과 아픔을 겪기도 하였으나, 우리 여성들은 그때마다 그러한 난관을 새로운 변화의 계기로 전환시키는 용기와 지혜를 발휘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 민주 역량의 비약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사회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가부장제의 낡은 틀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남녀평등을 구현하기 위해선 새로운 의식이 요구되고 있는 시기입니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각종 여성관련 법 제정과 제도 개선 등으로 여성들의 사회참여를 확대하는 전환점을 마련하기는 하였지만 이것이 가정과 사회생활 속에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법과 제도상의 평등을 넘어 지역, 직장, 생활세계의 곳곳에서, 정치와 사회경제구조 전반에서 남녀 평등의 이념과 성인지적 관점을 견지하여야 할 것입니다.
경남지역 여성단체들은 그동안 사안에 따라서 적절한 연대의 틀을 형성하고 공동대응 해왔으며 지금도 그러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러한 활동들을 경남여성단체연합이라는 조직적인 틀로서 보다 공고히 남녀평등의 이념을 펼쳐내고 지역의 여성들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또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생활 등 사회 모든 영역에서 여성이 차별과 소외를 당하지 않고 사회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데 우리의 힘을 다 바쳐 활동할 것입니다.
새로운 천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온갖 낡은 틀을 벗어버리고 여성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이 결의합니다.
하나, 여성권익 신장을 위한 각종 법률, 제도의 제정 및 개선을 위한 활동을 한다. 하나, 지역 여성의 정치, 경제, 사회적, 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한 활동을 한다.
하나, 지역 여성들의 정치세력화와 의식향상을 위한 활동을 한다.
하나, 인구변화 및 가족구조 변화에 따라 양성평등한 가족정책과 국가와 사회의 책임이 강화되는 가족지원정책을 수립하도록 다양한 실천 활동을 전개한다.
하나, 경남지역 여성운동의 방향과 과제를 설정하고, 지역사회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간다.
경남여성단체연합은 신자유주의적 가치관 및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대항하여 성평등주의를 모든 영역으로 확산해 가고, 여성운동의 성과를 대중적으로 확산하여 향유할 수 있도록 대중화하여 일상의 삶 속에서 여성운동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낡은 가부장제를 극복하고, 지역 여성운동의 새로운 물꼬를 트는 구심체로 거듭날 것입니다.
2002. 2. 5.
경남여성단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