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기자회견> 2024 총선 여성주권자 경남행동 '어퍼' 출범 기자회견

[2024 총선! 여성 주권자 경남행동 ‘어퍼’ 선언문]

우리는 차별과 폭력, 불평등에 맞서
성평등 민주주의를 실현할 정치를 만들 것이다.


2024년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현실은 어떠한가. 여성들은 여전히 사회경제적으로 남성과 동등한 지위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경제활동참가율의 남성과 여성의 격차는 18.9%p,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는 전체 여성 임금노동자의 46.0%로 남성(30.6%)에 비해 15.4%p 많고(2023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성별임금격차는 27년째 OECD 국가 중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돌봄, 가사 노동은 전적으로 여성의 몫이며, 여성은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하거나, 공원에서 강간살해 당하기도 하는 등 여성에 대한 폭력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근절하고 성평등 실현을 위해 국가와 정치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해결되지 않고 오래도록 산적해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대선부터 정치는 오히려 혐오와 차별의 언어로 여성을 정치와 정책에서 지우고, 페미니즘을 왜곡하고 구조적 성차별을 부인하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언했다. 그 결과 여성·성평등 추진체계와 정책의 퇴행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2024년 제22대 총선 과정에서도 여성에 대한 혐오 차별 전략을 또다시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2024 총선! 여성 주권자 경남행동 ‘어퍼’>는 여성·성평등 정책의 후퇴를 막고, 성평등한 국회, 여성과 소수자의 삶을 바꾸는 성평등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경남지역 주권자들의 목소리와 힘을 보여주어 총선에서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오늘 이 자리에 모였다.

우리는 오늘 이자리에서뿐만 아니라 이미 지난 수년간 기존의 남성 기득권 정치를 비판하고 성평등 정책을 마련하라고 꾸준히 외쳐왔다. 2016년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2018년 미투 운동,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 등을 통해 여성들은 일상에서 성차별·성폭력 문제를 의식하고 본인의 경험을 용기 내어 말했으며 개인의 경험 말하기에서 그치지 않고 온·오프라인에서 정치적 의사를 표출했다.
하지만 21대 국회는 어떻게 답을 하였나. 21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여성 후보 공천 30%의 약속을 지키지 않아 양당의 여성 후보자 비율은 평균 11.81%에 그쳤으며, 그 결과 이전과 다를 것 없는 고학력·고소득·이성애·중년 남성의 얼굴을 한 21대 국회가 출범하였다. 21대 국회는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의 입법도, 강간죄 구성요건을 ‘폭행과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개정하는 것도,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도 하지 않으며 계속해서 여성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2020년 총선뿐인가. 2021년 재보궐선거,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네 번의 선거를 거치면서 정치권의 여성·성평등 지우기는 심화되었다. 2021년 재보궐선거는 광역단체장들의 권력형 성범죄로 치러진 선거였음에도 후보자들의 정책 중 성평등 정책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선거 후 정치권은 성평등에 투표한 여성의 투표행태가 아닌, 20대 남성의 투표행태에만 주목하였다. 그리고 소위 ‘이대남’을 결집시키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서 성평등에 반하는 군가산점제 부활, 성폭력특별법에 무고죄 조항 신설,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러 번의 주요 선거에서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기꺼이 여성을 배제하고 차별과 혐오를 택하는 행태는 한국 남성 기득권 정치의 기본값이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지난 4년 동안 국회가 여성·성평등 입법을 외면하고, 여성들의 안전하고 평등한 일상을 향한 외침을 무시하고, 성평등 민주주의를 위한 담론을 왜곡하고 훼손하며 제 역할을 방기한 동안 윤석열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와 이에 따른 성평등·여성 정책 분야 공공기관 및 예산의 통폐합과 축소, 각종 중앙·지방정부의 정책 추진체계와 교육과정 등에서 ‘성평등’과 ‘여성’ 지우기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2024년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는 여성 폭력과 피해자지원, 일터에서의 성차별 방지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여 국가의 국민 보호 책임 방기를 선언하였다. 한편, 여성정책 뿐만 아니라 노조·시민사회·언론 탄압 등 다방면에서 퇴행과 폭거가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성을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고 성평등 정책을 실행해야 할 국가의 책무는 실종되었으며 여성의 삶은 더 위태로워졌다.

남성 기득권 정치가 여성과 소수자의 존재를 지우고 목소리를 틀어막으려 했으나 우리는 멈추지 않고 투쟁하며, 연대하며 나아가고 있다. 이 퇴행과 암흑의 시대를 우리의 연대가 바꿔놓을 것이다. 우리는 선거 때만 투표장에 가서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가 아니라, 이 국가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주권자로서 22대 총선에 임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여성과 소수자의 삶을 후순위에 두거나 삭제하는 정치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대변하는 정치, 우리의 요구를 갈등이나 논쟁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이해하고 실질적 변화를 만들 정치, 우리를 여의도 셈법에 의한 표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동료 시민으로 대할 정치가 필요하다. 또한 후퇴하는 여성·성평등 정책을 저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가부장제 자본주의·군사주의·기후위기 속에서 어떤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고 그 과정에 젠더관점을 견지하는 정치가 우리에게 지금 당장 필요하다.

우리는 여성 주권자의 삶을 외면하고 퇴행을 거듭한 정치에 책임을 묻고, 정당이 젠더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는지, 공천 과정에 젠더 관점이 반영되어 있는지, 후보자에게 성인지 감수성이 있는지 제대로 따져 묻고 감시하며 심판할 것이다. 남성 기득권만을 대변하는 대의민주주의가 아니라 그동안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어왔던 여성과 소수자를 대변하는 민주주의로 거듭나도록 경남에서 힘을 모아낼 것이다. 국회가 여성·성평등 정책의 후퇴를 막아내는 것을 넘어서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체하고 소수자를 비롯한 모든 시민의 삶에 평등과 존엄이 보장될 수 있도록 그 책무를 다할 것을 끝까지 관철시킬 것이다.

<2024년 총선! 여성 주권자 경남행동 ‘어퍼’(UPPER)>는 선언한다.

하나, 우리는 퇴행을 거듭하며 밑바닥으로 치닫는 정치의 수준을 성평등 정치로 바꾼다!
하나, 우리는 지워지고 삭제되는 여성·성평등 정책, 정치를 당당하게 이름짓고 실현하는
여성, 성평등 정책, 정치로 바꾼다!
하나, 우리는 남성 기득권 중심의 정치를 허물고 그 위에 성평등한 국회, 성평등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정치로 만든다!

2024년 2월 1일

2024 총선! 여성 주권자 경남행동 ‘어퍼’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회, 경남여성장애인연대, 김해여성회, 김해여성의전화, 디딤장애인성인권지원센터,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진주여성민우회, 진해여성의전화, 창원여성살림공동체, 창원여성의전화, 통영여성장애인연대, 거창여성회, 경남여성연대, 진주여성회, 창원여성회, 사천여성회, 남해여성회,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 전국여성농민회 경남연합, 경남지역 페미니즘동아리연합 ‘아우르니’,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여성위원회,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마창진시민모임, 여성평등공동체 숨,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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